시민들 "우리땅 없나?" 기대 지자체 문의 쇄도

일부 선친의 알짜배기 유산 찾아 행운도 쏠쏠

서울에 사는 전모(32) 씨는 최근 친척들로부터 `30년 전 선친이 중랑구 어딘가에 땅을 사 놓았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시 지적과를 찾았다가 황당한 결과를 접했다. 실제 중랑구 중화동에 땅이 있긴 했었지만 이미 부친이 작고 전에 대부분을 팔아버렸고, 그나마 남아 있는 땅도 오랜 세월 동안 도로 수용 등으로 인해 면적이 1㎡ 불과했던 것. 시 관계자는 "김씨가 처음에는 남아 있는 땅이 적은 것에 실망한 눈치였지만 나중에는 그래도 그게 어디느냐며 만족하고 돌아갔다"고 전했다.

부동산 투자 붐을 타고 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99년부터 각 지자체에서 실시 중인 조상땅 찾아주기 사업이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다. 사업 7년째를 맞으면서 그 동안 웬만한 대규모 필지는 대부분 제 주인을 찾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조상이 남긴 소규모 필지라도 찾으려는 후손들의 발길이 해당 관청에 이어지고 있다.

▶남아 있는 한 뼘이라도 찾아라=서울시의 경우 올 들어 7월 말까지 무려 1403명의 후손이 2087건의 조상 재산에 대해 조사를 신청해 그 중 18%인 376건의 조상 땅이 후손에게 다시 돌아갔다. 되찾은 면적은 272만8746㎡로 지난 한 해(1123만1211㎡)의 24.3%에 불과하지만 조상 땅 찾기를 신청한 후손은 지난해(770명)에 비해 배에 가까운 182.2% 수준으로 급증했다. 후손이 찾은 땅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신청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조상 땅 찾기 의뢰건수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땅을 찾을 확률이 20%도 채 안 되고 김씨의 사례처럼 찾더라도 작은 규모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정말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하는 이들도 있다.

문정동에 사는 박모(여ㆍ53) 씨는 시집을 온 후 친정아버지 재산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다가 우연히 부모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 조상땅 찾기 창구를 방문, 행정도시 인근의 알짜배기 땅 4998㎡를 찾았다. 오금동의 김모(46) 씨도 올 3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을 파악하기 위해 구청을 방문했다가 공시지가 가격으로만 105억원 상당인 토지 18만2616㎡를 찾는 행운을 잡았다.

▶법적 소유권 잘 알아야 내 땅=조상 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상속법을 잘 몰라 가족간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현행 상속법은 직계존비속 모두가 상속권을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이는 60년에 개정된 것으로 그 이전에 조상이 남긴 땅은 호주 상속자(장남)에게 자동 상속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쟁을 사전에 막기 위해 60년 이전에 승계된 땅은 호주 상속자만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법상 관습법도 조상 땅을 소유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예컨대 수십년 돌보지 못한 땅에 다른 집안이 묘지를 만들었다면 `분묘기지권`, 무허가 건축물이 있을 경우 `점유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법적 소송으로 가기 전에 당사자 간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좋다.

▶어떻게 찾을 수 있나=조상 땅을 열람하려면 본인의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시ㆍ군ㆍ구 지적과에 가 `조상 땅 찾기` 신청서 작성과 함께 조상의 제적등본,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면 된다. 조상 땅이 있는 지역의 해당 지자체가 신청인에게 통보를 하면 신청인은 등기확인과 제적등본을 첨부해 상속등기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조상 땅 찾기는 1912년 이후 만들어진 토지대장에 조상의 이름이 있어야 상속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그 이전에 소유권이 불분명해진 토지는 관련 서류가 있다 하더라도 돌려받기가 어렵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국가는 과거 조상땅을 현재 제 3자 또는 국가 소유로 만든 땅들은 후손에게 공개를 하지 않고 있으며 미등기 또한 후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국가로 소유권을 보존했거나 제 3자가 소유권을 보존한 자료까지 샅샅이 찾을 수 있습니다.

현존하는 후손들이 정당하게 상속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