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느 신문에서 “경기도 수원에 사는 이모씨가 최근 충남도가 운영하는 '조상 땅 찾아주기 사업'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청서를 냈다가 수십억 원대의 조상 땅을 찾는 횡재를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꿈만 같던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가 1999년부터 구축해 온 지적전산망이 2005년경에 마무리되어 과거에는 1년 걸리던 일들이 단 하루 만에 가능한 세상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경기도만 해도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5,362명의 신청자들에게 여의도 면적의 8.6배에 달하는 토지를 되찾아 주었다고 하니 정부가 그 동안 야심차게 시행해 온 ‘조상 땅 찾아주기 사업’이 적지 않게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선대의 숨겨진 땅이 있음을 확인한 경우 개개 후손들이 그 땅을 찾을 수 있는 실제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상속권이 있는 자만이 조상 땅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숨겨진 조상님 명의의 땅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여 무조건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하셔야 합니다. 현행 민법에 의하면 제1순위 상속인인 피상속인(망자)의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공동상속 하게끔 되어 있으나(민법 제1000조, 제1003조), 구민법 시행 당시인 1960년 이전에는 호주상속의 원칙상 장자가 아닌 경우에는 상속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조상의 땅을 찾았으나 신청인 자신이 상속인이 아닌 관계로(가령, 자신의 부친이 조부의 장자가 아닌 경우) 염원해왔던 대박의 꿈이 일순간에 일장춘몽으로 결말을 맺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적등본 등을 통하여 증조부와 조부의 사망시점을 확인하여 언제 상속이 개시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해당 토지가 미등기 상태이고 그 누구도 점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우연한 계기로 선대명의로 사정 받은 땅을 발견하였는데, 해당 토지가 미등기 상태이고 어느 누구의 점유 하에 있지도 않은 경우라면 상속인임을 증명하는 서류들을 구비하여 관할 등기소에 상속등기를 신청함으로써 간단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국가나 제3자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

그러나 해당 토지가 국가나 제3자의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는 경우, 가령 국가가 매매 등을 원인으로 하여 등기를 경료하였거나, 제3자가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 등 각종 특별법에 의해 보증서나 확인서 등을 행정기관에게 제출하는 방법으로 등기를 경료한 경우에는 등기의 추정력으로 인하여 소유자임을 주장하는 자가 국가나 제3자의 등기가 원인무효임을 입증하여야 하기 때문에 조상 땅을 찾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우리 대법원은 “구 토지조사령에 의한 토지의 사정명의인은 당해 토지를 원시취득하므로 적어도 구 토지조사령에 따라 토지조사부가 작성되어 누군가에게 사정되었다면 그 사정명의인 또는 그의 상속인이 토지의 소유자가 되고, 따라서 설령 국가가 이를 무주부동산으로 취급하여 국유재산법령의 절차를 거쳐 국유재산으로 등기를 마치더라도 국가에게 소유권이 귀속되지 않는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다59132 판결 등)”라고 판시하고 있으므로 국가가 국유재산법상의 ‘무주부동산 공고과정’을 거쳐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경우에는 소송을 통하여 소유권을 되찾아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해 토지가 미등기 상태이나 국가나 제3자가 점유하고 있는 경우

한편, 조상 땅 찾기 과정을 통하여 어렵게 땅을 찾아 기쁜 마음으로 토지의 소재지에 가보면 누군가가 마치 자신의 땅인 것처럼 점유를 하고 주인행세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토지인도소송을 제기해서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하여야 하는데, 실제 재판과정에서는 상대가 점유취득시효를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바라고 바라던 ‘조상 땅 찾기’가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됩니다. 조상 땅 찾기의 대상이 되는 토지들은 거의 가 일제강점기 때 사정받은 토지들이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다른 사람이 점유함으로써 취득시효가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민법 제245조 제1항). 따라서 이 경우에는 법률전문가에게 문의하여 승소가능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다음 소송제기여부를 결정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입니다.

선친이 어느 곳에 땅을 소유한 적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면, 너무 큰 기대를 걸지는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직접 가까운 행정청에 문의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로또복권을 사서 1등에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확률이 높을 것입니다.

필자인 한범석 변호사는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후 재정경제부에 근무하다가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을 34기로 졸업하였고, 현재는 법무법인 대지의 구성원 변호사로서 행정소송 및 부동산 관련 전문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